Park Güell, 도시와 생활으로 다시 본 Antoni Gaudí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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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URE STORY · 도시적 차분함
Park Güell
Antoni Gaudí의 건축을 도시와 생활의 관점으로 읽다
도시와 생활 · ARCHITECTURE ESSAY
Park Güell
Antoni Gaudí의 건축을 실내건축과 현장의 눈으로 다시 읽다
건축은 혼자 서 있지 않는다. 도시의 결, 생활의 습관, 시대의 욕망과 함께 읽혀야 한다.
이 공원은 실패한 부동산 개발이다. 바르셀로나 언덕 위의 Park Güell. 사업가 구엘과 가우디는 이곳에 영국식 전원 주택단지를 만들려 했다. 예순 필지를 나눠 분양했지만 팔린 것은 단 두 필지. 사업은 접혔고, 남겨진 기반 시설은 훗날 시가 사들여 공원이 되었다. 실패한 분양지가 도시에서 가장 사랑받는 거실이 된 이야기. 도시와 생활이라는 오늘의 관점에 이보다 맞는 소재가 없다.
이 건축가의 특징
본 이미지는 실사진이 아니라, 마스터 DB의 건축 특성 키워드를 바탕으로 자체 제작한 요약 일러스트입니다.
GOOGLE MAP
건축물이 놓인 자리
Park Güell · 바르셀로나, 스페인
도시 기준 좌표: 41.3851, 2.1734
잠깐 쉬어가는 코너 🧐
만약 당신이 1910년의 바르셀로나 시민이었다면?
언덕 위 전원주택 분양 광고를 봤다고 하자. 도심에서 멀고, 값은 비싸고, 설계는 낯설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을까. 당시 예순 필지 중 팔린 것은 두 필지뿐이었다. 시대를 앞선 공간의 운명은 종종 미분양이라는 이름으로 온다.
01
팔리지 않은 유토피아
계획은 야심찼다. 도심의 매연을 피해 언덕 위에 정원 딸린 집 예순 채. 지금으로 치면 교외형 타운하우스 분양이다. 그러나 시대가 이르렀다. 도심에서 멀고, 경사는 가파르고, 부유층은 아직 대로변의 저택을 선호했다. 미분양의 언덕에 남은 것은 가우디가 먼저 깔아 둔 진입로와 광장, 계단과 주랑 같은 기반 시설이었다. 상품은 실패했는데 기반은 걸작이었던 것이다. 부동산의 성적표와 공간의 성적표가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이 언덕이 증명한다.
02
세상에서 가장 긴 벤치
공원의 중심 광장 가장자리에는 파도처럼 굽이치는 타일 벤치가 광장을 빙 두른다. 깨진 타일과 도자기 조각을 붙인 트렌카디스 마감의 이 벤치는 물결 모양 덕분에 낯선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러운 간격과 아늑한 홈을 만들어 준다. 직선 벤치라면 서먹했을 거리들이 곡선 위에서는 저마다의 자리가 된다. 공공 가구가 사람 사이의 거리까지 설계할 수 있다는 것. 앉아 본 적 없는 벤치의 앉음새가 사진만으로 그려질 때, 그 가구는 이미 성공한 디자인이다. 나는 이 벤치의 곡선을 볼 때마다 마음이 먼저 가서 앉는다.
03
기둥 홀 아래의 시장
광장 아래에는 도리아식 기둥들이 숲을 이룬 다주실이 있다. 원래 계획에서는 주택단지의 시장이 들어설 자리였다. 기둥 홀의 천장 곳곳에는 트렌카디스 원반이 박혀 있고, 기둥 속으로는 빗물이 흐른다. 광장에 떨어진 비가 자갈층을 지나 기둥 안의 관을 타고 지하 저수조로 모이는 집수 시스템이다. 건기가 긴 지중해 기후에서 정원에 줄 물을 저장하려는 설계였다. 장식의 뒤에서 설비가 일하고 있는 것. 설비하는 사람의 눈에는 이 보이지 않는 배관이 도마뱀 분수보다 아름답다. 숨어서 일하는 것들에 대한 애정은 아무래도 직업병이다.
04
도시의 거실이 되기까지
분양 실패 후 구엘 가문의 손을 떠난 언덕은 1920년대에 시립 공원으로 바뀌었다. 팔리지 않던 땅에 이제는 전 세계의 방문객이 줄을 서고, 바르셀로나 시민들에게는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저녁 산책의 언덕이 되었다. 사유의 유토피아로 계획된 공간이 공공의 일상으로 완성된 것이다. 공간의 운명은 준공일에 정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 공원만큼 유쾌하게 보여주는 곳이 없다. 실패한 계획서 위에서 도시는 백 년째 소풍 중이다. 그 소풍의 한 자리가 문득 부럽다.
05
오늘의 공간으로 가져온다면
구엘 공원의 교훈은 상업 공간을 만지는 사람에게 특히 유효하다. 하나, 가구의 곡선은 관계의 설계라는 것. 긴 직선 소파보다 완만하게 꺾인 좌석이 낯선 손님들의 간격을 편하게 만든다. 둘, 기반에 투자할 것. 인테리어의 유행은 바뀌어도 좋은 바닥 레벨, 좋은 배수, 좋은 동선은 다음 용도까지 살아남는다. 셋, 실패를 용도 변경으로 읽을 것. 계획대로 안 되는 공간은 죽은 공간이 아니라 아직 제 용도를 못 만난 공간이다. 이 언덕이 그 증인이다.
현장 메모
현장 메모. 기둥 속으로 빗물을 흘려 지하 저수조에 모으는 이 공원의 집수 시스템은, 조경과 설비가 한 도면에서 설계된 이른 사례다. 경사지의 배수 처리와 옹벽, 사면을 따라 기울여 쌓은 주랑까지, 이 공원의 낭만적인 풍경은 사실 토목의 성실함 위에 서 있다. 경사지 현장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안다. 언덕 위의 여유로운 산책로 한 줄이 얼마나 많은 계산 위에 놓이는지.
마무리
Park Güell은 실패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용도 변경의 걸작이다. 분양되지 못한 언덕이 도시의 거실이 되었고, 시장이 될 뻔한 기둥 홀 아래로는 지금도 빗물이 모인다. 계획의 성공과 공간의 성공은 다른 문제라는 것. 이 공원이 백 년 동안 증명해 온 명제다. 일기장 여행 목록에 한 줄이 늘었다. 이런 줄들이 모여서 언젠가 진짜 짐을 싸게 만든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구엘 공원이 원래 주택단지였다는 게 사실인가?
예순 필지 규모의 전원 주택단지로 계획되어 분양까지 진행됐지만 두 필지만 팔리며 사업이 중단됐다. 남은 기반 시설을 시가 인수해 1920년대에 공원으로 개방했다.
물결 벤치는 왜 그렇게 유명해졌나?
트렌카디스 타일의 색채와 함께, 곡선이 만들어 주는 자연스러운 앉음새 때문이다. 낯선 사람들 사이의 거리까지 설계한 공공 가구의 이른 걸작으로 꼽힌다.
상업 공간에 가져올 힌트 하나를 꼽는다면?
좌석의 곡선이다. 긴 직선 좌석보다 완만하게 꺾인 배치가 손님들 사이의 심리적 간격을 편하게 만들고 체류 시간을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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