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hedral of Brasília을 천천히 읽는 시간 — 빛과 체류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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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URE STORY · 도시적 차분함
Cathedral of Brasília
Oscar Niemeyer의 건축을 빛과 체류감의 관점으로 읽다
빛과 체류감 · ARCHITECTURE ESSAY
Cathedral of Brasília
Oscar Niemeyer의 건축을 실내건축과 현장의 눈으로 다시 읽다
좋은 공간은 밝기만 조절하지 않는다. 머무는 속도와 감정의 온도를 바꾼다.
성당에 들어가려면 먼저 어둠을 지나야 한다. 브라질리아 대성당, Cathedral of Brasília의 설계에서 내가 가장 오래 들여다본 부분은 하늘로 치솟은 콘크리트 곡선이 아니라 땅속의 어두운 진입 통로였다. 오스카 니마이어가 신도시 브라질리아의 한복판에 세운 이 성당은 빛을 보여주기 위해 어둠부터 설계한 건축이다. 오늘은 그 빛과 어둠의 순서를 따라 천천히 걸어 본다. 물론 지금은 사진과 도면 위에서의 산책이다.
이 건축가의 특징
본 이미지는 실사진이 아니라, 마스터 DB의 건축 특성 키워드를 바탕으로 자체 제작한 요약 일러스트입니다.
GOOGLE MAP
건축물이 놓인 자리
Cathedral of Brasília · 브라질리아, 브라질
도시 기준 좌표: -15.7939, -47.8828
잠깐 쉬어가는 코너 🧐
3초 퀴즈 — 기둥은 몇 개일까?
브라질리아 대성당의 곡선 기둥은 모두 열여섯 개다. 이 열여섯 개가 지붕이고 벽이고 첨탑이다. 부재의 수를 셀 수 있는 건축은 생각보다 드물다. 다음에 이 성당의 사진을 보면 한 번 세어 보시길. 세다 보면 곡선의 리듬이 눈에 들어온다.
01
왕관인가, 기도하는 손인가
성당의 외형은 열여섯 개의 곡선 콘크리트 기둥이 전부다. 기둥들은 아래에서 모였다가 위에서 벌어지고 끝에서 다시 하늘로 솟는다. 왕관으로 보는 사람도, 가시면류관으로 보는 사람도, 하늘을 향해 벌린 두 손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해석이 갈리는 형태가 오래 사랑받는다. 이 곡선은 조각이 아니라 구조다. 기둥 하나하나가 지붕이자 벽이며, 시인이기도 했던 구조 기술자 조아킹 카르도주의 계산이 그 곡선을 서 있게 만들었다. 니마이어의 곡선 뒤에는 늘 이렇게 냉정한 수학이 있다. 나는 그 조합이 좋다. 낭만은 계산 위에서만 오래 버틴다.
02
어둠의 터널을 지나서
이 성당의 문은 화려하지 않다. 방문자는 광장에서 어둑한 지하 통로로 내려가, 낮고 조용한 어둠을 한참 걸은 뒤에야 본당에 다다른다. 그리고 그 순간 머리 위에서 빛이 쏟아진다. 유리로 짠 지붕 전체가 하나의 창이기 때문이다. 어둠으로 눈을 씻긴 다음에 빛을 붓는 순서. 낙수장의 낮은 입구가 그랬듯, 좋은 건축가들은 공간의 클라이맥스 앞에 반드시 침묵을 배치한다. 사진 속 그 빛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가 본 적 없는 공간인데도 문득 그 안의 서늘한 공기가 궁금해진다.
03
유리 하늘과 매달린 천사들
본당의 천장을 채운 스테인드글라스는 파랑과 초록, 흰색의 물결이 소용돌이치는 그림이다. 프랑스 태생의 브라질 예술가 마리아네 페레티의 작업으로, 훗날 유리를 새로 입히며 완성된 이 하늘 아래에는 알프레두 세스키아치의 천사 조각들이 와이어에 매달려 떠 있다. 천사가 바닥의 좌대가 아니라 공중에 있다는 것. 이 성당의 중력은 그렇게 위를 향해 있다. 빛이 잘 다뤄진 공간의 사진에는 소리가 없는데도 고요함이 찍혀 있다. 이 본당의 사진들이 꼭 그렇다.
04
본당이 광장 아래에 있는 이유
단면을 보면 본당 바닥은 바깥 광장보다 낮다. 건물의 몸통을 땅에 묻고 왕관만 지상에 내놓은 셈이다. 덕분에 신도시의 반듯한 축 위에서 성당은 벽이 아니라 조형으로 서 있고, 내부는 도시의 소음에서 한 층 아래로 물러난 침묵을 얻었다. 낮아짐으로써 고요해지는 단면. 종교 건축의 오래된 지혜를 콘크리트와 유리라는 현대의 재료로 다시 쓴 것이다. 천장 높이가 삼십 센티만 달라져도 목소리 크기가 달라진다는 걸 아는 사람에게, 바닥을 한 층 내리는 결정이 얼마나 큰 것인지는 설명이 필요 없다.
05
오늘의 공간으로 가져온다면
성당의 어법을 집으로 옮기면 진입의 연출이 된다. 현관과 복도를 일부러 한 톤 어둡고 낮게 두고, 거실에서 빛을 터뜨리는 순서. 조명 스위치를 하나 더 다는 일보다, 밝음의 순서를 정하는 일이 먼저다. 집들이 온 손님이 거실에서 왜인지 모르게 환하다고 느낀다면, 그 집은 현관이 일을 한 것이다. 전이 공간은 낭비가 아니라 예열이다. 이 성당의 지하 통로가 그것을 기념비의 규모로 증명한다.
현장 메모
현장 메모. 유리 지붕은 아름다움과 맞바꾼 숙제를 안고 산다. 열대 고원의 강한 일사 아래 유리 돔의 실내 온도와 결로, 방수는 이 성당이 준공 이후 계속 감당해 온 관리의 몫이고, 유리를 걷어내고 다시 입히는 큰 보수도 거쳤다. 빛을 얻는 건축은 열도 함께 얻는다. 설비하는 사람의 눈에는 그 교환의 수지를 맞추는 일이야말로 이 건물의 보이지 않는 절반이다.
마무리
Cathedral of Brasília은 빛의 성당이라 불리지만, 내 눈에는 순서의 성당이다. 어둠을 먼저 주고 빛을 나중에 주는 순서. 몸을 낮춰 고요를 얻는 순서. 구조가 조형이 되고 조형이 기도가 되는 순서. 언젠가 그 지하 통로의 어둠을 지나 유리 하늘 아래 서 보고 싶다. 오늘 일기 끝에는 이 성당의 이름을 적어 둔다. 오래 볼 이름이라는 뜻이다.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
왜 본당을 광장보다 낮게 앉혔을까?
도시 쪽에는 조형의 왕관만 보여주고, 내부에는 소음에서 물러난 침묵을 만들기 위해서다. 낮아진 바닥과 어두운 진입 통로가 유리 지붕의 빛을 한층 극적으로 만든다.
스테인드글라스와 천사 조각은 누구의 작품인가?
천장의 유리 물결은 마리아네 페레티, 공중에 매달린 천사 조각은 알프레두 세스키아치의 작업이다. 건축과 예술이 한 공간에서 협업한 대표적인 사례다.
집에 적용할 수 있는 힌트 하나를 꼽는다면?
진입의 명암 연출이다. 현관을 한 톤 어둡게, 거실을 밝게 두는 순서만으로도 같은 조도의 집이 훨씬 극적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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